죽어서도 공부를 하나요?
인간으로 태어난 이유는 영혼을 성숙시키기 위해서...

물론입니다. 영혼은 언제나 학생입니다. 때문에 죽을 때 '학생부군신위'라고 하는 게 아닙니까? 우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같은 학생입니다"라고 말했다.

죽으면 영계에서 살아가는 방법 배워

 살다보면 같은 돌에 계속 넘어지곤 한다. 넘어질 때마다 '다신 저 돌에 넘어지지 말아야지'라고 계속 다짐해도 또 넘어진다. 그러면서 하나씩 배워가는 것이다. 처음엔 넘어져 피도 흘리고 멍도 들지만 계속 넘어지다 보면 어느새 웃음으로 바뀐다. 이렇게 관조하는 자세가 되면 더 이상 돌이 두렵지 않다. 그것이 인생 공부다.
 
  예전에도 말했지만
인간으로 태어난 이유는 영혼을 성숙시키기 위해서다. 수 많은 생을 거듭하며 인간으로 태어나 전생에 맺은 인연을 다시 만나기도 하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악연을 선연으로 바꿀 수 있고 더 이상 과거 인연에 연연하지 않는 법도 배운다. 물론 산 사람만 공부하는 게 아니다. 영가들도 영계에서 공부를 한다.

  하루는 "영혼도 공부를 합니까?"라며 어떤 이가 물어왔다. 대학 교수인 그 사람은 매일 공부를 해도 나이가 있어선지 자꾸 잊어버린다고 고백했다. 분명히 읽었던 책인데 학생들이 질문하면 머릿속이 백짓장이 되어 버린다고 했다. 30년 넘게 강단에 서왔는데 공부는 정말 끝이 없다면서 이러다 죽어서도 공부를 계속하게 생겼다고 걱정했다.
 나는 그에게 "
물론입니다. 영혼은 언제나 학생입니다. 때문에 죽을 때 '학생부군신위'라고 하는 게 아닙니까? 우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같은 학생입니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인간계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듯 영계로 돌아가면 또 다시 영계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런 의미로 구명시식은 영계의 노하우를 전달하는 또 다른 배움터가 된다.
 몇 년 전 50대 사업가가 찾아왔다. 그는 부모님을 위한 구명시식을 해드리고 싶다며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첫 구명시식을 올렸다. 돌아가신 부친께서 가슴에 한이 많으셨다면서 구명시식 내내 긴장을 풀지 않고 부친 영가를 위해 합장을 하는 것이었다. 무사히 구명시식을 마치고 잘 돌아갔는데 3개월 뒤 또 구명시식을 올리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이번엔 할아버지 구명시식을 올려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런 식으로 그는 1년에 구명시식을 무려 다섯 번 올렸다. "그만 하라"고 말려도 보고 타일러도 봤지만 그의 고집은 꺾이지 않았다. 마지막 구명시식 때 나는 이유를 물었다. 그랬더니 그는 "영혼 공부를 하고 싶어서요"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구명시식을 하다보니 영혼세계에 대해 나름대로 지식이 쌓여갔고 점차 영혼을 이해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겼다고 했다.
 
나 역시 그 집 조상들 영가를 하도 자주 봐 점차 영가들이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구명시식 자리가 생소해서인지 잘 말도 안하던 이들이 나중에는 말도 잘했다. 그 사람은 이것을 인연으로 구명시식에서 만난 영가들을 영계에서 만나 구명시식에 대해 얘기도 나누고 영계에 대해 나름대로 공부도 한다며 자주 불러줘서 고맙다고 나에게 말했다.
 
이제 마지막 구명시식에서는 내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던 한 고집 센 영가를 계도까지 해줬다. 그 영가를 타이르며 "내가 구명시식에 많이 와서 알지만 당신 같은 영가 치고 다음 생에 복 받고 태어나는 걸 못 봤소"하며 호통을 치는데 얼마나 뿌듯하던지.
 차길진